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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리뷰 (Flight Review)/기타

[싱가포르항공] SQ830 싱가포르-상하이 A380 스위트 탑승기

by TonleSap 2020. 4. 10.

싱가포르 창이 (SIN) -> 상하이/푸동 (PVG)

SQ 830

Airbus Industrie A380-841

Suites (스위트/일등석)

비행시간 05시간 30분

좌석 01A

해당 리뷰는 영상으로도 제작되었습니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싱가포르항공의 A380, 뉴 스위트를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싱가포르로 도착한 항공편인 SQ242편은 00:30에 착륙하였고, 연결편인 SQ830편은 다음날 09시에 출발하기에 원래 계획은 에어사이드에 있는 공항 호텔에서 머물려고 했으나.. 결국 라운지에서 밤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 이유는 아래에서..

싱가포르항공의 일등석 혹은 스위트석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의 'The Private Room' 이라는 특별한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라운지는 라운지 안에 있는 라운지 안에 있는 라운지인데요, 무슨 말이냐면..

우선 싱가포르항공 비즈니스/스타얼라이언스 비즈니스석 탑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석 라운지를 지나쳐 더 들어가면, '일등석 라운지'가 있습니다.

이 일등석 라운지는 LH/LX 등 스타얼라이언스 항공사의 일등석을 탑승할 때 이용할 수 있고,

이 '일등석 라운지'를 지나쳐 더 들어가면... 싱가포르항공 일등석/스위트 탑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The Private Room' 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라운지를 찾기가 어려운건 아니고, 일등석이나 스위트석 탑승권을 보여 주면 직원분께서 이 프라이빗 룸까지 에스코트를 해 주십니다.

다이닝 공간. 역시 일등석 라운지답게 알라카르테식 식사가 제공됩니다. 우선 배가 고팠기에 뭘 좀 먹기로 하였습니다. 도착 시간이 자정이 넘었기에 혹시나 식사 서비스가 종료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다행히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주 작은 뷔페. 간단한 샐러드와 샌드위치류로 구성된 이 뷔페만 보면 뭔 일등석 라운지가 이럴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라운지의 진가는 알라카르테 다이닝에 있기에, 사실 이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ㅋㅋ

주문한 랍스터 요리를 받았습니다. 탱탱한 랍스터살을 한 입 베어 물고... 정말 헉소리가 날 정도로 감동받았습니다. 정말 '튀겼다' 싶이 겉바속촉한 랍스터 살이, 단짠단짠한 토마토 소스에 어우러져 있고, 트러플 오일로 추정되는 오일로 볶은 파스타, 그리고 아스파라거스의 조합은 너무나도 완벽했습니다. 정말 지금까지 맛 본 모든 종류의 해산물 요리 중 이게 원탑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그 강렬한 맛이 잊혀지지 않네요 ㅠ 다행히도 올해 싱가포르항공 일등석을 다시 탑승하기 때문에 맛볼 수 있을듯 합니다 ㅎ

이 날은 몸이 좀 아팠기에 주류는 삼갔지만.. 라운지에서도 돔 페리뇽을 주네요; ㄷㄷ 주류도 상당히 고급으로 확실히 주류를 포함한 다이닝은 최상급인듯 합니다. 

그러나.. 다이닝을 제외한 다른 시설은 별볼일 없습니다.

그냥 편안하게 생긴 의자 및 쇼파 여러개.. 그리고 분위기 있는 조명까지 이게 답니다. 마사지나 수면실 등 크게 눈에 띄는 요소들은 없습니다 ㅠ 뭐 루프트한자 일등석 터미널이나 스위스항공 일등석 라운지급 시설을 바라는건 아니지만 간단한 수면실이라도 있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밥을 먹고 쉬고 있으니 직원분께서 오셔서 '더 프라이빗 룸' 은 새벽 2시에 닫는다고 안내해 주셨습니다. 더 프라이빗 룸 안에 기다란 소파가 몇개 있는걸 보고, 그냥 "오늘 밤은 여기서 자야겠다.." 했지만 그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에어사이드 호텔들을 알아보려고 하니, 직원분께서 그냥 바로 옆에 '일등석 라운지'는 문을 닫지 않기에, 거기서 자라고 하셨습니다 ㅋㅋ 그래서 뭔 소파라도 있나 싶었더니..

네.. 이불이랑 베개 줄테니 의자 2개 붙이고 자라는 말이었습니다 ㅋㅋㅋ

'더 프라이빗 룸' 에서 샤워까지 다 하고 나온 상황이었기에 씼는건 문제가 없었으나, 저 의자에서 자기에는 너무 불편할 것 같았는데... 베개랑 이불 주신 직원분께 다시 돌려드리고 라운지를 나가 버리기엔 너무 죄송해서 그냥 대충 몸을 우겨(?) 넣고 잤네요.

한 4시간 지났나.. 아침이 되어 슬슬 라운지가 북적이기 시작하고 의자 2개를 겹쳐놓고 자기 시작하는 저를 보고 저놈은 어떤 놈인가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말이라도 안들리면 모르겠는데.. 싱가포르는 영어권 나라이기에 다 들리더군요 ㅠㅠ) 뭐 직원분이 추천해주셔서 이렇게 잤다 변명을 할 수 도 없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일어나 직원분께 베개와 이불을 돌려드리고 아침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엄청나게 허리 아픈건 덤이구요 ㅠ 싱가포르항공 이 글 보고 있으면 제발 수면실 하나만 만들어주세요 😖

그래도.. 다이닝 하나는 최고인 더 프라이빗 룸. 아침 식사랑 곁들을 음료로 수박 주스를 시켰더니 믹서기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정말 갓 갈은 수박 주스가 나왔습니다!

아침 식사로는 바쿠테 (Bak kut teh) 를 골랐습니다. 역시 송파 바쿠테 가서 맛보는 그 맛과 비슷했습니다 ㅋㅋ 단 국수대신 밥을 줬으면 조금 더 좋았을지도요?

상하이까지 데려다 줄 A380-841 항공기. 뉴 스위트가 장착된 기종입니다!


기내로 들어와 봅니다.

싱가포르항공 A380의 어퍼덱에는 총 6석의 스위트가 설치되어 있는데, 에티하드항공의 동일 기종과 비슷하게 통로가 1개입니다.

에티하드 항공에는 비슷한 공간에 9석의 아파트먼트+1석의 레지던스를 설치한것과 반대로 단 6석뿐이니 확실히 좌석수가 적긴 합니다.

오늘의 좌석 (X) 스위트 (O) 01A!

진짜 사진으로만 보다가 직접 타보니 헉소리나게 넓긴 합니다.

50 제곱피트, 4.65제곱미터 혹은 1.4평의 넓이로, 현존하는 상용 항공기 좌석 중 가장 큰 사이즈입니다. (레지던스 제외)

웰컴드링크는 돔 페리뇽 2009!

오늘 저를 담당할 승무원 4분과 사무장님께서 차례로 오셔서 인사 및 자기소개를 해 주셨고, 특이하게도 이날에는 'Mr. Choi' 대신 저를 어떻게 호칭하면 좋을지 여쭤봐 주셨습니다. 어차피 승무원분과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아 보이기에 그냥 성 대신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네요 ㅎㅎ

웰컴드링크를 마시고 몇분 후.. 푸쉬백이 시작되고 안전비디오가 상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이륙!



라운지에서 상당히 많이 먹고 왔고, 전날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ㅠㅠ) 우선 제대로 된 침대에서 잠깐 잠을 자 보려고 하였기에, 승무원분께 턴다운 서비스를 요청하였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장거리 노선이 아니라면 일등석에서도 턴다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마련인데, 이 A380 스위트는 승객이 침대를 펴기가 어렵기 때문에 중/단거리 노선에서도 턴다운 서비스가 제공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네요 ㅎㅎ

확실히 이렇게 보니깐 정말 대단하긴 합니다. 비행기 안에서 이러한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놀랍네요!

역시 '스위트' 이기 때문에 여닫이문을 열거나 닫을 수 있고,

침대의 모습

사실 침대가 조금 좁기는 합니다; 또 의자가 바로 옆에 있어서 살짝 거슬리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매트리스까지 깔고 나면 상당히 편안한 침대인 것은 분명합니다. 침대 끝에는 32인치 TV가 달려 있어 누워서도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약 3시간을 잤을까..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해서 깼습니다. 우선 카푸치노 한 잔을 받고,

본격적인 식사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싱가포르항공의 시그니쳐 사태를 받았는데, 역시 이건 언제 먹어도 꿀맛입니다 ㅎ

애피타이저: 파인애플을 곁들인 각종 햄

파르마 햄이 파인애플을 싼 요리였는데, 이게 의외로 파르마 햄의 짠 맛을 중화시켜 주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두 번째 코스: 중식 닭고기 맑은국

아주아주 전형적인 요리인 중식 맑은 닭고기국입니다. 이건 뭐 그냥 아주 중식으로 거의 삼계탕급 맛이 났습니다 ㅎㅎ

샐러드: 양배추 샐러드

소스가 상당히 상큼했던 기억이 납니다 ㅋㅋ

메인 코스는 원래는 싱가포르 치킨 라이스라고 적혀 있었으나,

승무원분께서 난처한 얼굴로 치킨 라이스 대신 싱가포르식 치킨 볶음면이 실렸다고 하셨고, 대신 이게 괜찮냐고 하셔서 이걸 받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ㅠㅠ 볶음면 국수는 다 끊겨 있었고.. 닭고기마져 간이 하나도 안 되어 있고 기름지기만 해서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ㅠ 차라리 이럴 줄 알았으면 양식을 시키는건데.. 이정도면 뭐 미국 동네 패스트푸드 중국집에서 먹는것보다 못했습니다..

대신 싱가포르항공을 탈때마다 항상 감탄하는 디저트는 역시 훌륭했습니다. 달콤한 초코 케이크와 상큼한 살구 아이스크림의 조화는 플레이팅이나 맛이나 아주 완벽했습니다 ㅎ

마지막으로 치즈 코스와 함께 식사 클리어!

식사 후 본격적으로 스위트를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우선 좌석 팔걸이에 이렇게 생긴 좌석 컨트롤러가 있었는데, 조금 복잡해 사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ㅠ 

대신 이 좌석이 270도까지 회전한다는 사실은 놀라웠는데, 창 밖을 보고 앉아 있을수도 있고, 또 TV를 보며 앉아 있을수도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이번에 탑승한 비행은 이 기능을 쓸 시간이 없었으나 장거리 비행에서는 고개 혹은 상체를 돌릴 필요 없이 좌석을 돌려 TV를 보다가 창 밖을 구경하다가 할 수 있으니 상당히 편리하겠더군요. 아무래도 정방향 좌석에서 창문을 보려면 상체를 돌려야 하니 오래 보지 못하긴 했습니다.

현재까지 이렇게 좌석을 돌릴 수 있는 항공기 좌석은 이 좌석과 아메리칸항공 777-300ER의 플래그쉽 퍼스트밖에 없는 걸로 압니다. 내년에 AA의 77W 플래그쉽 퍼스트를 타게 되었는데 그때는 밖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이건 전반적인 스위트 컨트롤러인데,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기능이나 TV를 돌릴 수 있는 기능들이 있습니다. 

AVOD 컨트롤러 (..)

이정도면 PSP 수준이 아니라 '컨트롤러' 가 태블릿입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영화도 볼 수 있고, 크기가 큰 대신 무게도 상당히가 아닌 엄청 무겁습니다.

이 스위트에 TV가 2개나 있는데, (이 착륙시 볼 수 있는 TV 한개 그리고 침대에서 누웠을 때 볼 수 있는 TV) 이 '태블릿' 까지 합치면 스위트에 TV만 3개입니다 ㅋㅋ

확실히 이 좌석은 첨단 기술의 집약체가 맞는 것 같습니다.

거울

이 착륙시에는 침대는 요렇게 접히게 되고,

화장실

샤워는 없지만 상당히 우아한 화장실입니다.

이 좌석에 샤워까지 있었으면 진짜 원탑 됬을듯..

착륙 전 인증샷! 확실히 이 좌석이 진짜로 사진찍기는 좋습니다 ㅎ

약 5시간 10분의 비행 후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에 접근하고..

동 항공사의 777 옆에 주기합니다!

도착 후 밤에 촬영한 상하이의 마천루 야경


싱가포르항공 A380의 뉴 스위트는 확실히 정말 혁신적이고 넓은 좌석이 맞는 것 같았습니다. 좌석과 침대가 따로 있는 좌석이 에티하드 말고는 없기도 하고, 전용 면적도 어마무시한데다가 좌석 안에 스크린만 3개라니요. 그래서 이렇게 어워드 availability가 없는가 싶기는 하지만, 유상발권을 하더라도 충분히 돈을 내고 탈만한 가치가 있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통적인 형태의 좌석에서는 침대를 편 후 식사를 할 때, 이미 깔린 침구류 (매트리스 및 이불 등) 이 있기 때문에 보통 자리를 세우지 않고 아빠다리를 한 채 눕혀진 좌석에 앉아 밥을 먹게 되는데, 이 스위트에서는 침대를 정리하거나 아빠다리를 할 필요 없이 그냥 바로 옆에 있는 좌석에 앉으면 되기 때문에 이 점은 상당히 편했습니다.


그러나.. 해외의 다른 블로거들이 언급하였듯이 스위트에 투자된 비용 그리고 면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어느 정도의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우선, 이/착륙시 좌석이 상당히 삐걱거려 불편하였고 (사실 삐걱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흔들렸습니다 ㅎㅎ) 좌석에 버튼 및 조작 스위치가 너무 많아 평생 살 집도 아닌 14시간 타고 내릴 좌석을 컨트롤하는게 상당히 복잡하고 불편하였습니다. 또 싱가포르항공 좌석들이 다 마찬가지지만 침대를 펴거나 접는 과정이 주로 승무원에 의해서만 될 수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또 이번 비행 한정으로, 식사가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았고, 특히 메인 코스는 아무리 기내에서 맛보는 음식이라고 해도 무슨 미국 싸구려 중국집 음식이 아닐까 싶기도 하였습니다. 양식을 선택했으면 더 나았으리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어쨋든 이 정도 퀄리티는 정말 너무했네요 ㅠ

결론적으로.. 하드웨어는 정말 좋으나 개선의 여지가 좀 보이고, 승무원 서비스는 SQ 스탠다드에 맞게 좋았습니다. 기내식은 위에서 많이 언급했기에.. ㅎㅎ 추후 장거리 비행으로 탑승해 영화도 많이 보고 다양한 음식도 샘플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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