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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Trainspotting)

경부선에서 수요가 가장 적은 - 각계역

by TonleSap 2020. 7. 26.

상서로운 기운이 느껴지는 이곳. 열차 한대가 전조등을 켜고 달려오는데...

06시 50분경에 경부선 각계역을 '통과' 하는 대전발 부산행 무궁화호 1353 열차입니다. 

강 위에 안개가 껴서 너무 멋진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사실 비가 와서 오늘 여기를 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이러한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오늘 방문한 역은 경부선 각계역. 전국에서 일반열차가 정차하는 역 중 가장 이용객이 적은 역입니다. 하루 이용객 평균 1명, 이것도 평균치라 아무도 타거나 내리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우선 상행 승강장으로 올라가 봅니다.

4량 정도의 열차를 수용할 수 있는 승강장. 부본선 따위는 없고, 본선 옆에 바로 승강장이 없습니다.

상행 승강장에서 본 하행 승강장의 모습. 저기 보이는 건물이 바로 '역사' 입니다.

전 열차가 통과하는 역이라도 최소한 번듯한 역사 건물은 있는 곳이 많은데... 이곳에 꾸준하게 열차 한대가 정차하고 있다니 너무나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각계역 역명판.

너무 오랜만에 보는 코레일식이 아닌 역명판입니다 ㅠ

사실 저쪽 승강장에는 열차가 정차하지 않습니다.

현재 각계역에는 '상행' 으로만 1회 열차가 정차하기 때문이죠.

사진에 보이는 승강장은 하행 승강장이기 때문에 열차가 정차하는 일을 볼수 없습니다.

열차가 정차하는 상행 승강장에는 코레일식으로 교체해 놓았습니다 ㅋㅋ

하루에 한번씩 오는, 반가운 손님이 천천히 접근합니다.

C트레인이라고도 불리는, 각계역에 하루에 단 한번 정차하는 여객열차.

무궁화호 4301, 동대구발 충북선경유 영주행 열차입니다.

각계역에 정차하는 유일한 열차이자, 지탄역에 상행으로 정차하는 유일한 열차입니다.

출입문이 열리지만 내리는 사람은 여객전무님뿐.

타는 사람 역시 아무도 없습니다.

이런 일이 너무 흔하다는 듯 열차는 곧 문을 닫고 바로 출발해 버렸습니다.

이제 이 역에 오늘 정차할 열차는 없습니다 ㅋㅋ

굴다리를 이용해 하행 승강장 및 역사로 진입해 봅니다.

직원 없는 역

미닫이문을 열고 역사 내부로 들어왔습니다.

놀랍게도 형광등이 켜저 있습니다..!

디젤전기기관차 소리가 나 황급히 승강장으로 나가보니

#3002 부산신항발 오봉행 화물열차가 통과합니다!

다시 역사 내부로 돌아와서..

역 안은 의외로 깔끔했습니다.

무려 명예역장께서 있는 역이라네요!

각계역의 역사를 잘 알려주는 현황판도 걸려 있습니다.

이 역 안에서 승차권이 판매된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

달력 또한 2020년 07월자로 잘 펴져 있는 것을 보아 명예역장님께서 잘 관리하고 계신듯 했습니다 ㅋㅋ

열차시간표.

하행열차는 '공란' 이며..

상행열차는 07시 12분에 출발하여 영주까지 가는 무궁화 4301열차만 정차하고 있습니다.

즉 열차가 편도 1회, 왕복 0.5회만 정차하는 셈이죠..

아침에 각계역을 출발해서 대전, 조치원, 제천, 영주 등지로 갈수는 있지만 다시 열차를 타고 돌아올 수는 없습니다 ㅋㅋㅋ

역사 내부~

벤치도 깨끗하고 의외로 잘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요 문을 열면 승강장이 바로 나오는, '바로타' 구조이지만 ㅋㅋㅋ

정작 저 승강장에는 열차가 정차하지 않습니다..

다시 강가 포인트로 돌아와서..

안개는 좀 걷힌 상태입니다.

무궁화호 #1355 대전 -> 부산

다음으로 촬영한 열차에는 우렁찬 엔진음을 자랑하는 디젤전기기관차가 편성되었습니다!

무궁화 #1202 부산 -> 서울

이날 촬영한 첫 번째 새마을 등급 열차인,

ITX-새마을 #1001 서울 -> 부산 열차.

사진을 촬영할 때 비가 다시 오기 시작해서 그리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강가에 나무와 열차가 비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각계역을 통과하는 ITX-새마을 1001열차.

요즘에 빠르고 편안한 KTX만 타고 다녀서 일반열차 자체를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철도 출사도 오고 넘 좋았습니다.

맨날 대전/서울/수서 등의 역만 다니는 입장에서 각계역의 역사는 쇼킹할만큼 놀라웠고

상행만 1회만 정차한다는 특이한 구조도 정말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지금 그대로 편도 1회만 정차해도 좋으니 여객열차 통과처리가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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