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히드로 (LHR) -> 휴스턴/조지 부시 인터컨티넨탈 (IAH)
BA 195
Boeing 787-9 DreamLiner
First (일등석)
비행시간 10시간 45분
좌석 01A
약 2년 전, 지금은 퇴역한 영국항공의 보잉 747-400 항공기의 일등석을 이용하여 런던에서 시카고까지 비행하였습니다. 그때 그 비행에 대한 제 평은 '안좋은 좌석, 그러나 우수한 서비스' 였습니다. 2년 후 2022년, 영국항공은 모든 보잉 747 기종을 퇴역했고, 이제 그 자리는 보잉 777, 787 그리고 신형 에어버스 350-1000 기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 휴가에 보잉 787-9의 일등석을 탑승할 기회가 있어 (오랜만에 ㅠㅠ) 리뷰를 작성해 봅니다. 이번 비행에 대한 한줄 평은, 2년 전 보잉 747 비행과 정 반대로, '좋은 좌석, 그러나 아쉬운 서비스' 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출발지가 취리히 (ZRH) 였기에, 런던까지 짧은 intra-europe flight을 탑승하였고, 따라서 새해 일출을 기내에서 맞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보니 2021년 초 김포발 김포행 티웨이 일출 비행 탄게 기억나네요!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환승 시간이 꽤나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영국항공의 일등석 고객 전용 라운지인 '콩코드 룸' 에 아침 식사를 하러 방문하였습니다. 영국항공은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에 갤러리 비즈니스, 갤러리 퍼스트 및 콩코드 룸의 세 가지 종류의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중 갤러리 비즈니스 라운지는 원월드 항공사의 비즈니스석 승객을 위한 라운지고, 갤러리 퍼스트 라운지는 영국항공의 제외한 타 (원월드) 항공사의 퍼스트 클래스 및 원월드 에메랄드 승객을 위한 라운지입니다. 영국항공의 일등석을 탑승한다면 가야 할 공간은 제가 방문한 '콩코드 룸' 인데, 콩코드 여객기가 운행할 당시 실제로 콩코드 승객들이 대기하던 공간으로, 오로지 영국항공의 일등석 승객들만 방문할 수 있는 라운지 입니다. 이 외에도 영국항공의 최고 티어 승객들에게 콩코드 룸 입장권이 연간 몇 장 정도 제공된다고 합니다.
콩코드 룸 입구
콩코드 룸의 승객 대기 공간
확실히 오래된 티가 많이 많이 나긴 하지만, 그래도 콩코드가 운행할 당시의 품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콩코드 바 및 식사 공간
콩코드 바
뒤로 보이는 바 공간에 전용 바텐더 분께서 맛있는 시그니쳐 칵테일을 만들어 주신다고 합니다. 아침 비행인 관계로 다음 기회에 꼭 마셔보고자 합니다.
제가 향한 공간은 바로 콩코드 다이닝 공간입니다. 콩코드 룸의 최강점으로, 고 퀄리티 음식을 직접 조리하여 A la carte 방식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은 2년전에도 방문한 적 있으며, 여러개의 작은 큐비클에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아주 가득 차서 터질듯한) 제 가방과 제 개인 식사 공간
테이블에 앉으면 웨이터 분께서 신속하게 빵, 주스, 잼 및 버터를 가져다 주십니다.
식사 메뉴
이 콩코드 다이닝의 강점 중 하나는 메뉴판에 선호하는 메뉴가 없다고 하더라도 (가능한 선에서) 메뉴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정말 간단한 아침 식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스크램블드 에그+버섯 구이를 주문하였습니다.
버터, 잼, 소금 및 후추통
주문한 스크램블드 에그+버섯 구이가 나왔습니다! 계란은 적당히 크리미하여 맛있었고, 버섯도 특유의 풍미를 잃지 않은 채 나와서 만족스러운 (가벼운) 식사가 되었습니다.
식사를 금방 해치운 후 보딩 게이트로 가기 전 구경하러 간 것은...
다이닝 공간에 붙어 있던 콩코드 사진 액자 및
이번에 새로 추가된 전시물인 콩코드의 노즈 콘입니다!
뾰족한 콩코드의 노즈 콘
콩코드 라운지의 테라스 부분으로 가시면 역사의 한편을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보면 엄청 크더군요 ㅎㅎ
라운지에서 나온 후 제가 탈 비행기가 있는 'B' 게이트 부분으로 '셔틀 트레인을 타고' '걸어' 갔습니다.
경쟁사인 에어 프랑스 (La Premiere), 루프트한자 및 스위스 국제항공은 일등석 승객들에게 게이트, 혹은 터미널까지 차량 서비스를 지원해 준 다는 점에서 매우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휴스턴까지 타고 갈 영국항공의 보잉 787-9 항공기.
전세계에서 보잉 787 기종을 운항하는 항공사는 많지만 일등석 캐빈을 설치한 항공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굳이 꼽자면 에티하드, 오만 항공, (구) 대한항공 정도인데, 이 중 에티하드 항공의 일등석이 제일 좋을 것이고 대한항공의 787 일등석은 비즈니스석과 거의 같은 좌석이기 때문에 현재는 일등석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습니다.
B46번 게이트에서 제 시간보다 약 20분 늦게 보딩을 시작합니다.
노약자 --> 유아를 동반한 가족 --> SSSS 승객 --> 일등석 순으로 보딩을 진행하였으며, 특이한 점은 탑승 안내방송이 모두 TTS로 진행되었다는 점입니다.
L2 도어로 탑승하여 승무원의 인사를 받고, '저희 직원이 자리까지 안내드리겠다' 라고 안내 받았으나, 아쉽게도 저를 자리로 안내해 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뭐 바로 앞이라 걸어 가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일등석의 경우 좌석까지 안내해 주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그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니 아쉬웠습니다. 비즈니스석 섹션을 지나...
극도로 스타일리쉬한 일등석 캐빈에 들어왔습니다!
영국항공은 지금까지 B777/B747/A380 기종의 경우 일등석을 14석 가량 설치하였는데, 보잉 787 기종부터는 8석만 설치하였습니다. 또한 보잉 777 기종의 경우에도 기내 개조를 거쳐 일등석을 8석으로 줄이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광각 렌즈로 촬영
오늘 휴스턴까지 앉아서 갈 좌석 01A.
확실히 영국항공의 기존 일등석 좌석들보다 훨씬 낫습니다.
영국항공의 기존 일등석 좌석은 리버스 헤링본 비즈니스 좌석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고 매우 좁은 좌석이었는데, 보잉 787의 일등석은 확실히 좌석 칸막이가 높아져 프라이버시 부분에서도 뛰어나고, 공간감도 훨씬 있어 지난번 보잉 747의 일등석 탑승 때보다 (좌석은) 훨씬 좋았습니다.
비교를 위해 영국항공의 기존 일등석 좌석 사진도 같이 올려봅니다.
좌석 01A
기종을 불문하고, 모든 영국항공 일등석의 좌석에는 작은 옷장이 있습니다. A380의 일등석은 꽤나 옷장이 넓다고 하던데, 최소한 제가 타본 747 및 787의 일등석은 겨울용 외투를 넣기에도 빡빡할 정도로 별로 실용성은 없어 보입니다. 아마 마이 정도 넣으면 딱 맞을 것 같은데, 어쨋든 외투를 억지로 넣으니 들어가기는 했습니다.
탑승 후 샴페인 한잔~
영국항공은 루프트한자 및 스위스 국제항공과 마찬가지로 일등석에서 로랑 페리에 그랑 시에클' 샴페인을 서빙합니다.
일등석 메뉴판
23인치 HD 모니터
보잉 787 일등석의 경우 영국항공의 기존 일등석 좌석들과 다른 특징이 2개 있습니다.
첫 번째는 모니터가 고정되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버디 다이닝 (오토만에 다른 승객이 앉아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기능) 이 불가능해 졌다는 것입니다.
한 번도 버디 다이닝을 해본 적은 없지만 2명이서 같이 탑승할 경우 꽤나 유용한 기능이라고 생각되는데 없어졌다니 아쉽긴 합니다.
일등석 헤드폰
담요
'First' 어매니티 킷
슬리퍼
그리고 파자마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일등석 필수템은 모두 받았습니다 ㅎㅎ
기종인증
좌석 및 램프 컨트롤러
이게 진짜 신기하더군요. 저 손잡이를 돌려서 좌석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는 구조인데, 저것으로 좌석 독서등 및 램프의 밝기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버튼 대신 손잡이는 멋진 아이템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좌석 램프
좌석 옆에 조그만한 수납 공간도 있습니다.
역시 787이라 창문 블라인드가 없고 창문 밝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옆에는 행선지 미상의 보잉 787-8이 주기되고 있고
택싱을 시작합니다.
신기했던 점은... 영국항공은 안전 비디오가 있고, 보잉 787 기종에는 개인용 모니터가 달려있음에도 불구하고 승무원들이 매뉴얼 안전 데모를 하시더군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신기했습니다.
베트남항공 787-9를 지나치고
카타르의 77W도 지나칩니다.
생각보다 긴 택싱을 마치고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을 이륙합니다!
짧지만 즐거웠던 2년만의 유럽 여행을 마무리하는 순간입니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것이 무슨 구원받는 느낌이더군요 ㅋㅋ
라운지에서 간단하지만 든든한 아침을 먹고 왔기 때문에 우선 잠을 청해보고자 턴 다운 서비스를 요청하였습니다.
파자마로 갈아입고 온 사이 이부자리가 잘 깔려 있었습니다!
영국항공 787 일등석 침대
확실히 리버스 헤링본형 비즈니스석, 혹은 전에 탔던 747 일등석보다 훨씬 넓은 침대입니다.
좌석에는 매트리스 토퍼 (시트), 가벼우면서 따뜻한 거위털 이불, 베개 2개 그리고 담요 한장이 세팅되어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환상적인 베딩이지만 경쟁사 (AF, LH, LX) 와 다르게 매트리스 패드 대신 얇은 매트리스 시트를 준다는 점에서는 좀 아쉽긴 합니다 ㅠ
요 이불이 진짜 가벼우면서 따뜻하며 포근하더군요!
듣기론 The White Company의 제품이라고 합니다.
약 3시간의 수면 후 식사를 위해 일어났습니다.
확실히 이불이 너무 포근하다 보니 편안한 수면이 가능했던것 같습니다.
일어난 후 식사를 위해 비어 있던 옆자리 01E로 이동해 봅니다.
식사 서비스 준비를 위해 식기류가 세팅되고..
첫 번째 코스인 '카나페'가 나왔습니다. 아니 나와야 되었습니다 (...)
원래 영국항공의 일등석을 타면 가장 먼저 카나페를 서빙하고, 애피타이저를 서빙해야 하는데 승무원 분께서 애피타이저를 가져 오시더군요? 그래서 내 카나페 어딨냐고 여쭤봤더니... 이미 서빙된줄 아셨답니다. 신기한건 식사 서비스는 다른 승무원분께서 일절 관여하지 않으셨는데도 이미 서빙된줄 아셨다니 조금 (많이) 의아한 부분이긴 했습니다만, 어쨋든 요청하여 카나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피망 속에 후무스가 들어간 요리와
조그만한 비트 조각
그리고 올리브 및 치즈 모둠이 서빙되었습니다. 모두 맛있었습니다.
다음 코스로는 애피타이저: 새우 요리가 나왔습니다.
새우들은 먹기 좋게 반으로 잘라져 있었고, 같이 곁들여서 나온 레몬즙+올리브 오일이 괜찮았습니다. 새우들이 약간 조금 질기긴 했지만, 그래도 뭐 맛있게 먹었습니다.
여기에서.. 두 번째 애피타이저 (꿀 소스를 곁들인 치즈 요리) 를 요청하였는데, 안타깝게도 이미 다 소진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 날 승객이 반 밖에 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는 것은 애초부터 식사 옵션을 많이 싣지 않았다는 말이라고 봅니다. 사실 (국제선) 일등석에서 원하는 식사 옵션을 받지 못한 경우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첫 번째 경우에는 만석이었으니까 그렇다 해도 이번에는 반 밖에 차지않았기 때문에 아쉽긴 했네요.. (그리고 이 아쉬움이 곧 또 생기게 됩니다 ㅋㅋ ㅠ)
스위스 국제항공 일등석에서는 애피타이저만 5가지 시켜 먹은 것과 상당히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메인 코스가 나왔습니다!
오늘 제가 고른 메뉴는 '영국식 Hertfordshire 지방에서 온 삼겹살' 요리입니다.
원래 이러한 그릴류 요리는 (지난 영국항공 비행에서 봤듯이) 소스를 가지고 와 직접 부어주는게 정석이지만 갤리에서 소스를 부워서 가지고 오시더군요..
지금껏 받았던 살짝 아쉬운 서비스와 다르게 이 삼겹살 요리는 매우매우매우 꿀맛이었습니다.
뭐 애초부터 삼겹살이 맛이 없는것이 이상한 것이겠지만 적당히 히팅된 이 고기는 매우 부드럽고 기름지며 감칠맛이 나더군요.
소스 또한 짭쪼름하여 곁들여 먹기 매우 맛있었습니다.
같이 나온 사이드
당근, 감자 및 채소 종류가 같이 나왔습니다.
다음 코스는 치즈 플레이트 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치즈와 크래커 그리고 포도 몇 알이 같이 제공되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이나 치즈의 종류나 맛이나 모두 매우 뛰어나다고 느꼈습니다.
같이 주문한 목테일 (무알콜 칵테일) 인 베리 피즈
크랜베리 칵테일에다가 토닉워터를 섞은 녀석인데 꽤나 괜찮더군요 ㅎㅎ
마지막으로 디저트인 'Berry Trifle'로, 베리 케이크 같은 것 입니다. 셰리주에 재운 스펀지 케이크에 과일 및 커스터드를 쌓아 올린 디저트라고 하네요. 영국 전통 디저트라고 레이블되어 있기에 시켜 봤는데, 매우 맛있었습니다.
매우 꿀맛
식사를 마치고 나자 약 6시간정도 남아 있었습니다.
창문을 어둡게 하고 무드등을 켜 봅니다.
자고 일어나 보니 비행기는 벌써 미국 상공에 진입해 있네요!
워싱턴 DC 인근을 지나고 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지나가던 승무원 분께서 음료 한잔을 하시겠냐고 하셔서
또 샴페인 한잔을 받았습니다 ㅋㅋ
Lindor 초콜릿 트러플
잠을 깰 겸 (늘 하는) 비행기 산책을 시작합니다.
위 사진은 이코노미석 전경으로 이번에 탄 787-9 기종에는 이코노미석이 L3 및 L4 도어 사이로 3-3-3의 배열로 127석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2-3-2 배열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사진으로만 봐도 훨~씬 더 넓어 보입니다.
물론 레그레스트는 없습니다 ㅠ
비즈니스석 전경.
놀랍게도 비즈니스석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과 마찬가지로 2-3-2 배열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역방향 좌석까지 있는 이 비즈니스석들은 현재 스위트 도어가 달린 '클럽 스위트' 좌석으로 교체되고 있습니다. 아마 777 기종은 올해쯤 모두 교체되지 않을까 싶네요~
잔여비행시간 1시간 38분
착륙 전 식사를 하러 자리로 돌아가 봅니다.
지난 747-400 비행에서는 애프터눈 티가 제공되었는데, 이번 비행에서는 비행 시간이 길다 보니 '가벼운 식사' 가 제공됩니다.
(사진 찍기는 애프터눈티가 더 좋은데 ㅠㅠ)
간단한 식사의 첫 번째 코스로는 프로슈토 햄 및 리코타 치즈 요리가 나왔습니다. 아니 나와야 했습니다...
이번에도 승무원분이 애피타이저를 가져다 주는걸 잊어서 메인이 먼저 나왔는데, 말씀드리니 바로 애피타이저를 가져오셨습니다.
이 조합이 맛이 없을수가 없죠 :)
두 번째 식사로는... 원래는 '영국 전통 로스트 치킨' 을 시켰는데,
잠시 후 돌아온 승무원분께서 아쉽게도 그 메뉴가 (또!!) 다 나갔다고 알려주셨습니다..
한 비행에서 이런 일이 두 번 일어나기 쉽지 않은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ㅠㅠㅠ
그래서 대체로 받은 것은
가지 파르미자나 입니다.
이 요리도 뭐 그런대로 먹을만은 했지만 아직도 그 로스트 치킨 맛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ㅋㅋ
따로 시켜본 비프 패스츄리 입니다.
내용물이 (속 고명?) 이 너무 없어서 밀가루맛밖에 안나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소스랑 같이 맛보니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좌석 01A
디저트는 '망고' 입니다.
메뉴판에 진짜 말 그대로 망고라고 써있길래 망고 아이스크림인지 생망고를 주나 싶었는데 망고 조각에다가 크림 및 초콜릿이 올라간 그런 디저트였네요. 망고가 나름 새콤달콤해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착륙 전 잠깐 더 자봅니다.
이제 휴스턴에 거의 다 왔습니다!
창 밖으로는 구름이 뭉게뭉게 보이며 착륙 준비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습니다.
착륙 준비를 위해 승무원분께서 침구류를 치워 가셨습니다.
이대로 휴스턴 조지 부시 인터컨티넨탈 국제공항에 정시에 착륙하였습니다.
택싱중
KLM 787-10 및 아비앙카 항공의 A320 항공기 옆에 주기합니다.
마지막으로 착륙 후 방문해본 보잉 787-9 항공기의 칵핏입니다!
이번 비행에서는 조종사 분들이 매우 친절하셔서 막 먼저 사진 찍어주시겠다고 하시더라고요 ㅋㅋ 그래서 조종석에 앉아서 찍은 사진도 건졌습니다.
아무튼, 이번 비행은 1) 우수한 좌석 2) 맛있었던 메인 코스 3) 매우 아쉬웠던 객실 승무원 서비스 4) 매우 친절했던 운항 승무원으로 요약할 수 있을듯 합니다. 영국항공 보잉 787-9 일등석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좌석은 아닐지언정 보잉 747-400 및 777의 구형 일등석보다 훨씬 진보한 좌석인데다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정도로 편했던 기억만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영국항공만의 그 인테리어 감성이 붙어 있어 너무 멋졌구요. 단 한가지 단점은 AVOD 시스템을 무조건 리모컨으로만 컨트롤할수 있는데, 이 과정이 꽤나 복잡해서 다루기 매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식사 및 침구류 등 소프트 프로덕트는 꽤나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일부 식사 코스가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고, COVID-19 때문에 수프 코스가 생략되었으며, 매트리스 패드 대신 시트가 제공된 점은 아쉬웠지만 아직도 그 삼겹살 메인 코스 및 너무 가볍고 포근했던 이불 생각이 나 소프트 프로덕트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고 볼 수 있을듯 합니다. 파자마, 슬리퍼 및 어매니티킷 등 일등석이 무조건 갖춰야 할 기본 요소도 모두 갖추고 있었습니다. 확실한 것은 음식 및 기내 서비스는 2019년에 비해서 훨씬 나아졌다는 것이고, 일등석 고객이면 무조건 와이파이 무료라는 것은 매우매우 높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보고있니 스위스..?? 일등석 50메가가 뭔지..)
이번 비행에서 가장 실망했던 것은 객실 승무원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자주 보는 유명 항공 블로거인 OMAAT에서 일부 영국항공 승무원분들 (mixed-fleet crew) 에 대해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incredibly well-intentioned and friendly but the service flow seems like a training program. 이번에 그것을 너무 잘 느꼈습니다. 젊은 승무원분들께서 모두 열정적이며, 친절하고 예의가 바랐으며 선의를 가지고 있었으나, 서비스 그 자체는 '일등석' 아니었습니다. 이를테면 식사 코스를 가져오는 것을 두 번이나 잊으시고, 좌석 에스코트가 없었으며, 착륙 전 작별 인사도 없었습니다. 승무원분께서 탑승 후 본인의 자기소개 혹은 인사도 하지 않으시고 바로 웰컴 드링크를 서빙하는 것도 국제선 일등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승무원분들이 모두 좋은 의도를 가지고 서비스를 진행하였으나, 그 트레이닝의 강도, 혹은 서비스 경험들이 아직 일등석을 서빙할 정도는 아니라고 볼 수 있을듯 합니다. 특히, 2주 전 루프트한자 일등석에서 서비스 경험이 풍부하고 연륜 있으신 승무원분들께 환상적인 서비스를 받았기 때문에 특히나 비교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제선 일등석에서는 이정도 서비스가 맞는 것이기도 하고요).
어찌 되었던, 영국항공의 일등석은 일등석을 제공하는 유럽 4개 항공사 (에어 프랑스, 스위스 국제항공, 루프트한자, 영국항공) 중에서 예약이 가장 쉽고, 그것을 감안 하였을때 대서양 횡단시 상당히 유용한 일등석 프로덕트가 될 수 있음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케세이 퍼시픽을 두고 영국항공 일등석을 탈 일은 없을듯 합니다. 그래도 영국항공의 A380 일등석은 타보고 싶긴 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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