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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리뷰 (Flight Review)/대한항공

[대한항공] KE081 인천-뉴욕JFK B777-300ER 일등석 탑승기

by TonleSap 2022. 9. 5.

서울/인천 (ICN) -> 뉴욕/JFK (JFK)

KE 081

Boeing 777-3B5 (ER)

일등석 (First Class) - Kosmo Suites 1.0

비행시간 14시간 05분

좌석 01J

3월 어느 날. 싱가포르에서 KE646편을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도착' 사인으로 나가면 좋겠으나..

아쉽게도 뉴욕으로 가야 했기에 환승 통로로 이동합니다.

어릴땐 해외 여행이 끝난 후 인천공항에 내리면, 집 가기가 그렇게 싫어서 환승통로로 그렇게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미국 가기가 싫다보니 환승 통로로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더군요. 뭐 어쨋든 비행기 안타면 나만 손해인 것이니 환승 수속을 밟고 출발층으로 이동했습니다.

여담으로 환승 구역 직원분들께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니, 굉장히 의아한 표정을 지으시면서 "어 한국분이시네요?" 라고 하시더군요 ㅋㅋㅋ 아무래도 코로나19 시국에 (내항기도 없는 시점에서) 인천공항으로 환승하는 한국인이 거의 없었으니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이 조금 남아 잠시 라운지에 들려봅니다.

퍼스트 클래스 / 마일러 클럽 라운지. 방문한 2022년 3월 시점에는 일등석 라운지를 운영하지 않고 있었기에 마일러 클럽 라운지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 정상 운영합니다)

라운지 입구에 전시된 747-8 모형

마일러 클럽 라운지 내부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케이터링이 제공되는 라운지에는, 샐러드 바도 있고

과일 및 시리얼

컵라면 및 와인

페이스트리 종류

소시지 및

구운 야채 등의 핫푸드도 있습니다.

또한 일등석 라운지와 비슷하게!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등도 제공됩니다.

어차피 이륙 직후 기내식이 제공되므로, 라운지에서는 하겐다즈 녹차맛 아이스크림만 먹기로 했습니다.

모닝캄 잡지

대한항공 카드 홍보도 있네요 ㅋㅋ

일등석 라운지가 운영되지는 않지만, 퍼스트 황금색 네임 태그 제작은 가능하였기에 온 기념으로 한개 만들어 봤습니다.

제작까지는 15분정도 걸린다고 하더군요!

당시에는 아직 다소 한적했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부

뉴욕행 KE081편 게이트에 도착하자,

뭔가 어디에서 많이 봤던 은색 갈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로 대한항공에 한대 있는 보잉 777-300ER, HL7783 스카이팀 특도 기재입니다!

HL7783, Korean Air Boeing 777-3B5 (ER), RKSI/ICN, 본인촬영, 불펌 ㄴㄴ

2017년에 직접 촬영한 동일 기종.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알기론 이 비행기 (291석 77W) 에는 코스모 스위트 1.0이 설치되어 있는데, 분명히 예약 했을때는 코스모 스위트 2.0 기재였던것 같습니다. 설마 그동안 좌석 개조를 했으려나? 싶었는데.. 결론은 잠시후 공개됩니다.

탑승이 시작되고 SKY PRIORITY 전용 탑승구를 이용해 들어갑니다.

 

들어갑니다!

네... 결론은 그냥 신기재 -> 구기재 스왑이 있었던 겁니다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좌석 (코스모 스위트 1.0) 을 빼고 대한항공의 모든 좌석을 타봤기 때문에 오히려 기뻤던 순간이었습니다.

코스모 스위트 1.0은 일부 777-300ER 및 모든 A380에 설치된 오픈 스위트형 좌석으로, 프라이버시 파티션이 장착되어 있지만 스위트 도어가 장착되지 않은 좌석입니다.

오늘의 좌석인 01J.

좌석에는 23인치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고, 오토만 또한 설치되어 있습니다.

대한항공 특유의 청자색 시트와 함께, 좌석 너비 26.5인치를 자랑하는 좌석입니다.

또한 이 좌석에는 정수기가 설치되어 있어, 버튼을 누르면 생수/구아바 쥬스/샴페인 등이 나옵니다. 단, 만 19세 미만 승객이 샴페인을 따를 경우 사무장님께 알림이 가서, 직접 자리로 와서 혼내주신다고 합니다.

 

(물론 농담이고 신기하게 생긴 독서등입니다 ㅋㅋ)

웰컴 드링크로 샴페인을 받았습니다. 

정수기샷~

또한 좌석 옆에는 다소 복잡하게 생긴 좌석 컨트롤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물론 어차피 잘때는 턴 다운 서비스를 요청하면 되므로, 이걸 건드릴 일은 별로 없습니다.

슬리퍼

기종인증~

수영복 가방같이 생긴 어매니티 킷

이제는 하도 봐서 그러려니 합니다~

최근 제공하기 시작한 AKG N700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또한, 좌석에는 베개

그리고 담요가 놓여 있었으며,

미디움 사이즈 편의복 (파자마) 를 받았습니다.

요새는 대한항공 앱에서 편의복 사이즈를 미리 지정할 수 있더라고요. 물론 지정 안해도 충분한 수의 편의복이 실리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아무래도 원하는 편의복 사이즈를 못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듯 합니다.

푸쉬백을 시작하며 

탑승 환영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다음으로 안전 비디오가 상영됩니다.

활주로로 향해 택싱을 시작합니다.

아주 짧은 택싱 후 뉴욕 JFK 를 향해 이륙합니다.

이륙 후 메뉴판을 살펴봅니다. 우선 양식 메뉴판과 함께

대한항공의 플래그쉽 인천발 노선에만 제공되는 한식정찬 메뉴도 제공됩니다!

다만 이 당시 대한항공은 일등석을 LAX 및 JFK 노선에만 운영했기 때문에 어차피 당시 운영하던 모든 노선에 한식정찬 서비스가 제공되긴 했습니다;

와인 리스트

또한 기내 에스프레스 머신을 이용해 다양한 커피 음료도 제공됩니다.

이륙 후 편의복으로 갈아 입기 위해 화장실을 찾았습니다.

특별할 것은 없는 화장실이지만, 일등석 고객이 이용할때마다 승무원분께서 이용 후 화장실을 정리하신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강원도 어딘가 비행중

이륙 후 식사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역시 대한항공을 탔으니) 한식정찬 메뉴를 맛보기로 합니다.

우선, 전채 요리로 '두부유자 소스를 곁들인 해산물 냉채' 요리를 받았습니다.

매우매우매우 인상적이었던 두부 유자소스를 곁들인 해산물 냉채 요리.

우선 확실히 두부 및 유자가 들어가서, 고소하며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었으며, 해산물 역시 싱싱하고 탱글탱글하고 맛있었습니다.

페리에 주에 벨에포크 샴페인 및 오렌지 주스 한잔.

아쉽게도 이날 눈에 염증이 난 상태로 비행기에 탑승했기 때문에 술은 이게 마지막이었습니다 ㅠㅠㅠ

정말 인상 깊었던 해산물 냉채 요리. 뭐랄까... 맛을 굳이 비유하자면, 강릉에서 먹는 순두부 젤라또의 맛이 조금 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뭐 그건 제가 순두부 젤라또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더 인상 깊었을수도 있겠군요 ㅋㅋ)

다음으로, 서리태 기장죽을 받았습니다.

역시나 상당히 고소했던 서리태 기장죽

다음으로, 각종 야채를 곁들인 샐러드를 받았습니다.

코로나19 시국 전에 대한항공 일등석에서는 승무원분께서 카트를 끌고 와, 야채 및 드레싱을 즉석에서 고를 수 있었으나, 현재는 승무원분께서 갤리에서 준비해 오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떤 야채를 원하시냐길래 그냥 다 넣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ㅋㅋ

대신 소스는 허니 머스타드 소스를 골랐습니다. 야채도 다 싱싱하고, 소스도 새콤달콤해 맛있게 먹었습니다.

역시 새콤달콤이 진리

한편, 이 코스모 스위트 1.0 좌석은 스위트 도어가 없는 대신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 디바이더가 존재하는데,

요렇게 올릴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옆 좌석에는 기장님께서 앉으셨는데, 푸아그라랑 메인 코스로 랍스터만 드시고 바로 주무시더라고요~

다음으로, 메인 코스인 '제육 쌈밥 정식' 이 나왔습니다.

역시 한식 정찬답게 푸짐한 것이 먹기도 전에 군침이 돌게 만들었네요.. ㄷㄷ

제육 쌈밥 정식.

매콤하게 볶아낸 돼지고기, 배추속대국, 흰쌀밥, 쌈채소, 우렁쌈장, 다래순나물, 포항초 쇠고기 볶음, 그리고 다시마 곤약 조림이 나왔습니다.

우선 진짜 진짜 감동했던 제육볶음.

학교 급식으로도 자주 나오는 제육볶음이 뭐가 이리 감동적이냐? 할 수도 있었는데, 왜냐하면 진짜 딱 제 스타일이었거든요.

 

보통 (특히 외국에서) 제육볶음을 먹으면, 매콤한 맛을 가릴 정도로 지나치게 달콤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히 저도 그게 다소 걱정되었는데, 그 걱정을 확~ 없애 줄 정도로 달콤한 맛이 전혀 없었으며, 적당히 매콤하고, 돼지고기의 식감이 아주 일품이라 진짜 너무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탕수육을 제외하면 달콤한 고기를 극혐하는 사람으로써, 정말 만족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게다가 사이드로 나온 양파, 마늘 및 버섯 구이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제육볶음이라, 그렇게 기대가 없었던 요리인데, 정말 뇌에 천둥번개가 칠 정도로 깜짝 놀란 메인 코스였으며, 한국인의 맛..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달콤한 제육볶음을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썩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는 메인 코스이지만, 저한테는 정말 비행기에서 맛본 한식 중 손꼽을 수 있는, 그러한 역대급 기내식 (그리고 제육볶음) 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감동 포인트 두번째.

한국인이면 싫어할 수 없는 배추속대국입니다.

 

그.. 된장 특유의 적당히 짭쪼름하며 구수한 맛. 그리고 적당히 익한 배추까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죠. 매콤하며 짭쪼름한 (그리고 달콤하지 않은) 제육볶음과 함께, 이 국물 한 숟갈이면, 정말 밥 3공기라도 뚝딱입니다. (물론 이번 비행에서는 공깃밥은 1공기밖에 먹지 않았습니다 😅) 

같이 제공된

흰쌀밥

그리고 반찬입니다.

반찬은 뭐 그렇게까지 인상적이지는 않았으나, 곁들이기에 아주 퍼펙트한 반찬이었고, 특히 우렁된장을 제육볶음 위에 조금 올려서 먹으니 정말정말 하늘에서 극락을 맛보는 맛이었습니다.

쌈채소

상추, 배추, 양상추, 오이, 당근 및 고추까지. 우렁된장에 찍어 먹으면 일품이죠!

구름이 잔뜩 낀 일본 상공을 지나고 있습니다.

제육쌈밥만으로도 너무나도 완벽한 식사였지만, '한우 등심 스테이크' 가 궁금하여 승무원분께 혹시 남는 것이 있다면 한개 받을 수 있냐고 여쭤 봤습니다. 그랬더니 흔쾌히 가져다 주셔서 감사하게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머스타드 소스의 한우 등심 스테이크 외에도 버섯, 감자 그라탱 및 토마토가 같이 제공된 스테이크였습니다.

근데... 얘도 어찌나 맛있던지 정말 먹으면서 감탄사만 나왔습니다. 우선 굽기도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완-벽한 미디움이었고, 품질 좋은 고기를 써서 마블링이 어찌나 블링블링하던지 정말 입에서 살살 녹았습니다.

 

구수한 배추속댓국과 함께, 밥 한숟갈 뜨고, 한번은 제육볶음과 함께 먹고. 한번은 한우 등심 스테이크와 함께 먹으니, 정말 하늘에서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 것인가, 그런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ㅎㅎ

이런걸 보고 상다리 휘어진다고 하죠. (사실 자세히 보면 트레이 테이블이 다소 기울어져 있습니다 ㅋㅋ)

 

참고로, 저 배추 속댓국의 경우 먹는 와중에, 승무원분께서 오셔서 "아까 드린 국에 배추가 조금 적게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혹시 새로 가져다 드려도 되겠는지" 여쭤 보셔서 괜찮다고, 이것도 맛있다고 말씀 드렸으나.. 마음이 불편하시다면서 기필코 새로 가져다 주신다 하셔서 배추가 왕창 들어 있는 새 국을 받았습니다 ㅠㅠㅠ

이것만 봐도 이번 비행에서 얼마나 우수한 서비스를 받았는지 알 수 있죠!

엄청나게 감동적인 메인 코스 2개를 해치우고, 과일 및 모둠 치즈를 받았습니다.

과일은 대한항공의 시그니쳐 4종 세트인 사과, 수박, 배, 오렌지를 받았고,

각종 치즈도 받았습니다.

비행기는 이제 일본 상공을 벗어났습니다.

대한항공의 시그니쳐 오미자차도 한 잔 받고

8코스 식사의 마지막, 디저트로 수정과 곶감을 받았습니다.

거의 샤베트화된 수정과 위에 곶감이 올라간 디저트였습니다. 물론 양식 디저트를 조금 더 선호했겠지만, 수정과 곶감도 다소 더부룩할 수 있었던 식사를 시원~하게 내려줄 수 있었던 디저트라고 생각합니다.

도착까지는 10시간 23분 남았습니다. 즉, 이륙 후 대략 2시간만에 첫 번째 식사 서비스가 끝났습니다.

프레스티지석 객실.

2-3-2의 전좌석 통로 접근이 불가능한 프레스티지석으로, 프레스티지 스위트로 예약했다가 이거 탄 사람들은 날벼락 맞은 기분일듯 합니다 ㅋㅋ

비행기를 한 바퀴 돌고 나니, 턴 다운 서비스로 이부자리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두꺼운 매트리스 패드 위에 푹신한 이불. 그리고 아까 전에 받은 베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푹신한 매트리스 패드와 포근한 이불 덕에 눕자마자 꿈나라로 떠났습니다. 확실히 비즈니스석 / 퍼스트의 큰 차이점이 이 턴다운 서비스 및 매트리스 패드의 유무가 아닌가 싶네요. 특히나 대한항공의 비즈니스 (프레스티지) 석은 베딩이 썩 좋지 않기에, 이것이 큰 차이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 전부터 제공되기 시작한 AKG N700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입니다. 성능은 꽤 괜찮더라고요~

한 4시간을 푹 자고, 착륙 6시간 20분 전 일어났습니다. 

비행기는 태평양을 건너고 이제 앵커러지 인근을 지나고 있습니다.

일어난 김에 굉장히 궁금하던 '짜장면' 을 간식으로 시켜 보았습니다.

대한항공은 꽤 오랫동안 일등석/프레스티지석 중간 간식으로 라면을 제공했는데, 이번에 짜장면이 추가되었다는 사실을 듣고 탑승 전부터 궁금했거든요 ㅎㅎ

뭔가 보기부터 예사롭지 않은 짜장면.

처음에 짜장면을 준다길래 짜파게티 같은 것을 줄려나? 아니면 진짜장? 싶었으나.. 정말 완벽한 짜장면의 면, 그리고 짜장 소스가 따로 나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우선 면. 기내에서 어떻게 익혔는지는 몰라도, 정말 이렇게 하나도 떡지지 않고 탱글탱글한 면발을 볼 수 있을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짜장 소스.

건더기가 아주 실했으며 (돼지고기 및 야채 듬뿍!!), 맛도 아주 짭쪼름 한 것이 웬만한 중국집 짜장을 씹어먹는 그런 짜장 소스였습니다.

사실 기내에서 짜장면을 맛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도대체 어떻게 나올까 싶었는데, 정말 너무너무 고퀄리티의 짜장면이 나와버려서 너무 감동한.. 그런 짜장면이었네요. 지상에서 먹는 것과 별 차이가 없는, 어떻게 보면 지상에서 먹는 웬만한 짜장면보다 더 맛있는 그런 짜장면이라서 먹는 내내 감탄만 했던, 그런 짜장면입니다..

반찬도 역시~ 완벽한 중식 반찬인 짜사이 및 오이 절임이 나왔습니다.

짜사이도 (역시 예상대로) 별로 달콤하지 않고, 매콤하면서 감칠맛이 나는 그러한 짜사이라서 맛있게 곁들여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음료로는 구아바 주스와

대한항공 타면 항상 맛보는 쿠키도 받았습니다. 역시 맛있습니다.

정말 맛있는 짜장면을 맛보고, 3시간을 더 잡니다. 그러다가.. 라면 냄새가 나서 깨었으니

저도 질 세 없이 라면을 (또!!) 시켜봅니다.

오이지 및 무생채를 곁들인 라면

면발이 아주 탱글탱글하고 맛있었던 라면. 역시 북어 베이스를 넣어 시원한 국물이 일품입니다. 그러나 아까 전 너무 맛있는 것들을 맛보았기 때문에 솔직히 별로 감흥은 없었습니다 ㅋㅋㅋ

비행기는 미국 상공에 있고

옆에 지나가는 비행기의 비행운을 보며 영화를 조금 보기 시작했습니다.

라면을 먹은지 1시간 30분 후, 착륙 1시간 40분 전. 두 번째 식사 서비스가 시작됩니다.

이날 메뉴는 '고등어 조림' 혹은 '한우갈비' 였는데, 고등어 조림이 조금 궁금하긴 했지만 어쨋든 미국에서 한우를 먹을 일이 거의 없을 것을 알기에 한우 갈비를 선택했습니다.

두부 스테이크, 영양밥, 구운 양파 및 수원식으로 조리한 한우 갈비 요리.

와우. 아까 전 한우 스테이크를 맛보고 놀랐는데, 얘는 정말 입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었습니다. 갈비가 맛이 없을 수 있겠냐만은, 짭쪼름한 소스와 함께 정말 부드럽고 기름진 갈비 조각을 단호박에 담긴 찰밥 (영양밥) 과 함께 맛보니 정말 이렇게 맛있을 수 있나 싶겠더라고요. 곁들여진 양파구이, 인삼조각 및 두부 스테이크 모두 맛있었습니다. 아까 전, 메인 코스 2개에다가 짜장면 그리고 라면까지 맛본 상태라 배가 상당히 불렀지만, 이 한우 갈비가 너무 맛있고 부드러워서 먹는 것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첫 번째 식사도 한우. 두 번째 식사는 더 맛있는 한우라니, 비행기에서 이런 기회가 다시 올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ㅠ

올리브 빵 및 치즈롤

음료로는 역시 구아바 주스 및 생수를 받았습니다.

두 번째 식사를 끝낼 무렵, 밖에는 동이 트고 있습니다. 

아침의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12시간째 열일해 주고 있는 GE90-115B 엔진

하겐다즈 초콜릿 아이스크림 및 모둠 과일로, 두 번째 식사 서비스를 마무리합니다.

이번에는 사과 대신 키위가 추가되었네요~ 

하겐다즈 초콜릿 맛

13시간 비행의 마지막. 카푸치노 한잔.

역시 비행기에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착륙까지 1시간 17분 남음

13시간 남짓한 비행의 끝을 맺으며, 비행기는 뉴욕 JFK 국제공항을 향해 하강하기 시작합니다.

롱 아일랜드의 집들이 보이면, 이제 뉴욕에 다 왔다는 말이죠 ㅠ

터치다운, 스포일러 전개 및 리버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친구 (JAL 77W) 옆에 주기된 비행기 사진을 끝으로 비행을 마무리합니다.

 

지난번 시카고행 비행 (KE037편) 일등석에서 한식정찬 메뉴에 꽤 실망한지라 대한항공의 한식 메뉴에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는데, 이번 비행으로 인해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유자 두부 해물 냉채, 제육쌈밥, 배추 속댓국, 오미자차, 짜장면, 그리고 수원식 한우갈비까지. 한식으로 시작해 한식으로 끝낸 (뭐 짜장면이 한식은 아니지만 ㅋㅋ) 비행이었습니다. 이렇게 한국스러운 비행이 있을까 싶었어요. 헉소리 나도록 놀랍게 맛있었던 제육쌈밥은 정말 전설이 아닌 레전드였고, 짜장면은 지상에서 먹는 짜장면보다 맛있었으며, 한우갈비는 입에서 살살 녹다 못해 무슨 액체가 아닐 정도인가 싶을정도로 고소하고 맛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비행이 한국에 반년 이상 가지 못한 상태에서 탑승한 비행인지라, 더욱 한식 메뉴에 대한 만족감이 높지 않았나 싶습니다.

 

승무원 서비스 또한 (역시 대한항공 답게) 뛰어났습니다. 식사 내내 음식은 입에 맞으셨는지 계속 체크해 주셨으며, 잠에서 깨어나 잠깐 일어난 그 찰나 혹시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 보셨습니다. 착륙 전에, 제가 아무래도 이번 비행에서 좀 먹을 것을 많이 시켜서 많이 귀찮으셨겠다고 말씀드리자 승무원분들께서 깜짝 놀라면서 손사래를 치시며 아니라고, 편안한 비행을 만드는 것이 저희 임무라고 말씀하시는 점에서 조금 감동했습니다.

 

물론 제가 한식을 이세상 어떤 음식보다 더 좋아한다는 점에서, 이번 탑승 후기가 다소 편향된 감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뭐 한국인 중에서도 한식보다 양식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식 메뉴 하나 하나가 모두 뛰어났으며, 양식 메뉴였던 한우 스테이크도 매우 훌륭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비행이 정말 완벽 중 완벽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전체적으로 프라이버시가 다소 떨어지는 좌석 (코스모 스위트 1.0), 그리고 캐비어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그 두개를 제외하면 정말 오감이 만족스러웠던 비행이라고 말할 수 있겠으며, 대한항공이 왜 '대한'항공인지 알 수 있던 비행이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번 비행으로 대한항공 일등석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뀌었으며, 이는 제가 이번 7월 대한항공 일등석을 유상발권하는 데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번 비행에서 나왔던 제육쌈밥, 한우 등심 스테이크 및 짜장면이나 다시 맛보고 싶네요. (아쉽게도 이번 7월 비행에는 짜장면 대신 짬뽕이 나왔습니다 ㅠ) 

+ 얼마 전 탑승한 비행입니다. 후기 (언젠가) 커밍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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