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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리뷰 (Flight Review)/기타

[싱가포르항공] SQ242 시드니-싱가포르 일등석 탑승기

by TonleSap 2019. 10. 6.

시드니 킹스포드 스미스 (SYD) - 싱가포르 창이 (SIN)

SQ 242

Boeing 777-312 (ER)

일등석 (First Class)

비행시간 8시간 15분

좌석 01A

해당 리뷰는 영상으로도 제작되었습니다. 꼭 보시고, 잘 보셨다면 구독 및 좋아요 부탁드려요!


11박 12일의 하와이, 방콕, 시드니 및 상하이 여행 중 시드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원래 시드니-멜버른-싱가포르-홍콩-인천의 미친 (...) 루트를 이용해 집에 오려고 했지만 소요 시간이 너무 긴데다가 홍콩-인천구간 일등석 운영을 케세이퍼시픽이 종료하면서 콴타스 일등석은 다음을 기약하고, 싱가포르항공의 일등석을 이용해 상하이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시드니발 싱가포르행 노선은 중요한 캥거루 루트의 일부로, 싱가포르항공, 콴타스, 영국항공 및 스쿠트 항공의, 하루 8~9편이나 뜨는 무시무시한 노선입니다. 물론 JFK-LHR 에 비할바는 안되지만, 꽤나 상용수요로 꽉 차 있는 노선이기도 하죠. 싱가포르 항공 직접 운항으로는 하루 4~5편으로, 5회 운항의 경우 1회는 캔버라 경유, 나머지 4회는 A380 및 B77W의, 가장 큰 비행기로만 다니는 노선이기도 합니다.


원래 SYD-SIN 구간을 구스위트던 뉴스위트던 A380 일등석을 타기로 했으나.. 계속 예약 대기 상태이다가 결국 구스위트만 좌석이 열렸고, 그 항공편은 시간이 조금 애매했기 때문에 원래 예약했던, 시드니 국제공항을 오후 7시 10분에 출발하는 SQ 242편을 탑승하기로 하였습니다.


싱가포르항공은 크게 2가지 종류의 일등석이 있습니다. '스위트' 그리고 '일등석' 으로 비슷해 보일수도 있지만 좌석 자체는 매우 다릅니다. 물론 모두 편안한 좌석임은 이견이 없지만 스위트의 경우 문이 닫히고, 얼마 전 데뷔한 뉴 스위트의 경우 에티하드의 더 레지던스를 제외하면 비행기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가장 넓은 좌석입니다. 


공항철도를 이용해 시드니 국제공항 T1, 국제선 출발에 도착하였습니다. 빨간색의 'FIRST CLASS' 체크인 카운터 사인이 저를 반겨줍니다.

일등석 체크인 카운터.


중국을 방문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경우 지정된 공항에서 72시간/144시간 이내 체류하고 타 국가로 가는 confirmed 항공권이 있을 경우, 무비자로 방문이 가능한데, 발권 시스템이 이를 잘 모르는 모양인지 컴퓨터가 계속 튕겨서 살짝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만 직원분들께서 계속 웃으면서 '거의 다 됬어! 조금만 기다려 ㅎㅎ' 하셔서 뭐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출국심사 및 보안검색 후, 시드니 공항의 싱가포르항공 일등석 라운지로 직행했습니다. 에어프랑스/루프트한자 등 일부 항공사의 일등석 라운지 이용 폐쇄적인 정책과 반하게, 해당 날짜에 출발하는 스타 얼라이언스 일등석 항공권이 있을 경우 이용 가능합니다.


이 일등석 라운지가 살짝 특이한데 (..) 처음에 가봤더니 아무리 봐도 비즈니스클래스 섹션밖에 없어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일등석 라운지를 가리키는 사인만 보여 직원께 문의하니 비밀의 문(?) 을 열여 주셨습니다. 아무래도 exclusivity 를 강조하기 위해 이런게 아닐까 싶었네요 ㅎㅎ

놀랍게도 라운지에 들어가자마자 직원분께서 제 이름을 알고 계셨습니다! 아마 자사 일등석 승객이라 그런게 아닌가 싶은데요, 자리를 찾아 앉자마자 식사 메뉴를 가져다 주셨습니다!


다양한 음료 그리고 꽤나 종류가 다양한 알라카르테 식사가 있었으며, 타이레놀을 잔뜩 먹었기 때문에 알코올성 음료는 패스했고, 비행기에서 포식을 할게 분명했기 때문에 사태 꼬치 요리만 시켰습니다!

싱가포르항공은 사태 꼬치 맛집임이 분명합니다... 진짜 싱가포르항공 라운지 및 기내에서 먹은 사태 꼬치 요리 중 실패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쇠고기랑 닭고기 꼬치가 나와있는 달짝찌근한 그 맛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요 ㅎㅎ

라운지에는 이렇게 생긴 개인 큐비클도 몇개 있으며,


아예 대놓고 레스토랑 분위기까지 내게 이런 식사 공간도 있고,

알라카르테 메뉴 외에도 다양한 뷔페 음식 그리고


뵈브 클리코 등 주류 메뉴까지!

이렇게 아웃스테이션 치고는 굉장히 좋은! 일등석 라운지입니다 ㅎㅎ

이와 반해서 대한항공 홍콩 라운지는... (물론 스카이팀이지만) 일등석 전용 섹션도 없죠 ㅠ

와이파이 안내문


싱가포르항공은 얼마전까지 일등석 100mb, 비즈니스석 30mb의 데이터를 공짜로 주다가 일등석 무제한, 비즈니스석 100mb의 데이터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얼마전에 SIN-EWR 탑승했을 때 30메가... 20분만에 날아가 버린 것 생각 납니다 ㅠ


보딩 시간이 되고 드디어 비행기를 타러 갑니다! 오늘 탈 비행기는 9V-SWW, 5.5년된 싱가포르항공의 B777-312(ER) 입니다.


드디어 일등석 캐빈과 만나봅니다! 싱가포르항공은 현재 B777 기단에만 퍼스트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A380 기종에는 스위트), B777-300에는 구형 퍼스트 8석, B777-300ER에는 신형 퍼스트 클래스 단 4석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단 4석을 운영하다니 상당히 괜찮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 1줄의 퍼스트를 운영하는 항공사는 많지 않은데, (대한항공의 '가짜' 퍼스트 제외) 에어프랑스, 샤먼항공 등이 있겠네요. 확실히 단 1줄이라 아늑하면서도 프라이빗 한, 극강의 exclusivity 를 자랑하는 배열입니다.


그와 별개로 B777-300 (Non-ER) 을 운영하는 항공사가 굉장히 적은데, 그 중 퍼스트클래스를 운영하는 항공사는 싱가포르항공과 대한항공이 유일합니다. 대한항공은 그 중에서도 GMP-HND 노선에만 퍼스트클래스를 운영하는데, 비즈니스석과 비슷한 좌석이지만 2-3-2 대신 2-2-2로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싱가포르항공은 1-2-1의 배열임을 고려한다면 뭐 비교 불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GMP-HND 773A 퍼스트 한번 타보고 싶습니다 ㅋㅋㅋ)

어마무시한 (?) 퍼스트 클래스 좌석 01A. 우선 좌석이 굉장히 넓고, 비즈니스석과 다르게 대각선 형태로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습니다. 또한 오픈 스위트이지만.. 좌석 벽이 굉장히 높아 의외로 프라이빗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타이레놀을 좀 많이 먹기는 했지만 언제 또 돔페리뇽과 크룩을 같이 맛보나 싶어서 웰컴 드링크는 크룩 샴페인으로 받았습니다. 확실히~ 맛있더군요 ㅎㅎ 이게 또 그냥 크룩이 아니라 2006년산이라 꽤나 비싼 걸로 알고 있습니다.

메인 캐빈 도어가 닫히고, 안전 비디오가 상영되기 시작합니다. 



역시 제가 사랑하는 싱가포르 ㅎㅎ 안전비디오에서 싱가포르의 구석구석을 보여주는데, 확실히 싱가포르 여행 뽐뿌를 자극하는 영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드니 킹스포드 스미스 국제공항 이륙

담에는 EY 아파트나 콴타스 일등석으로 봤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해가 막 지고 있는데 이쁘더라고요~


이륙 후 함께 탄 2분의 승객분들은 어마무시한 비즈니스맨 분들이라 그런지 식사도 안하고 주무시는데,

일등석까지 탔는데 메인 식사를 안하는 것은 항공사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저는 바로 식사 서비스를 요청합니다. 우선 따뜻한 물수건을 받고,

2차는 돔페리뇽 2009년산으로 달립니다~

이렇게 고급 샴페인을 한잔 들고 여유롭게 견과류를 집어 먹고 있으면 공포감이 급습합니다..


"7시간 있으면 내려야 되는구나 😱"

견과류는 한 종류가 아니라 무슨 커피 호두? 같은것이랑 피컨 및 땅콩과 함께 나왔습니다. 유일한 컴플레인이라면, 양이 너무 많이 남길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ㅠㅠ 지난번에 델타에서 땅콩으로 배 채웠다가 메인 요리를 남긴 적이 있어서, 요즘은 이런걸로 최대한 배를 안채우려고 합니다 ㅎㅎ

식탁보 및 식기가 세팅되고,

최애 식재료 캐비어가 나옵니다 ❤️

역시 이 탱글탱글, 짭쪼릅하면서도 담백한 캐비어는 언제 봐도 행복합니다. 사실 여기 아니면 먹지도 못하는 것이기에 최대한 한알 한알의 맛을 음미해 봅니다.

이 캐비어.. 언제 또 맛볼 수 있으려나 싶은데 올 12일 에미레이트에서 맛볼 수 있겠네요! 각 항공사마다 제공되는 사이드가 다른데, 싱가포르항공에서는 계란, 및 레몬까지는 같은데, 사워크림은 안줬네요. 보통 러시아식 팬케익인 블리니도 주는데, 대신 크래커 (?) 를 준다는 점은 신기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자개스푼을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ㅠㅠ 뭐가 그리 중요하나 싶지만 이런 디테일이 최고의 항공사를 만드는게 아닌가 싶네요.

다음 코스는 수프. 중식 맑은 닭고기 수프 및 양식 토마토 병아리콩 돼지고기 수프가 있었는데, 저는 양식을 골랐습니다. 결과는..


수프라기 보다는 스튜? 같았습니다. 국물이 거의 없고 건더기가 잔뜩 있어서, 이걸 메인 코스로 해도 됬으려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일등석이니 이런게 수프로 나옵니다 ㅎㅎ

이걸 잘 아는 모양인지 같이 먹으라고 바삭바삭한 빵 한조각도 나왔는데, 나름대로 뭐 괜찮았습니다.

샐러드: 퀴노아 사워크림 방울토마토 샐러드


퀴노아를 별로 안좋아하는 입장에서.. 뭐 그냥 그럭저럭?

드디어! 메인코스인 볶음빕을 곁들인 차슈 돼지고기 요리가 나왔습니다.


애피타이저, 샐러드 및 수프는 양식으로 하다가 이번에는 중식으로 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차슈 돼지고기 위에 단짠단짠한 소스와 함께 목이버섯이 올려져 있었는데, 이 조합이 생각보다 디게 괜찮았습니다. 돼지고기가 느끼할 무렵 볶음밥을 곁들여 먹으니 맛있더군요!

소스가 살짝.. 싸구려 미국식 중국집 맛이 나기는 했는데 비행기 밀 치고는 매우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싱가포르항공 SIN-EWR 구간 (비즈니스) 에서 먹어본 양식도 퍼펙트였는데 (물론 북더쿡이었지만..) 중식도 맛있으니 이코노미 식사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디저트로는 초콜릿 도넛 케익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나왔는데,

저 아이스크림이 살짝 녹아 있었던 것을 빼면 초콜릿의 맛이 굉장히 진하면서, 아이스크림이 그것을 중화해 주었고, 무엇보다 플레이팅이 너무 예뻤습니다.

식사 후 턴다운 서비스를 부탁드렸습니다. SYD-SIN 구간은 그리 길지는 않은 구간이지만 장거리로 분류되어 캐비어, 턴다운 서비스 및 파자마가 제공되는 구간입니다. 파자마로 갈아입고 오니 편안한 침대가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이불이 너무 푹신하고 매트리스 패드까지 깔려 있어 4시간동안 한번도 안깨고 잘 수 있었습니다. 고퀄 식사 후 푹신푹신한 침대에서 따뜻한 이불을 덮고 잘 수 있는 호사는 엄청난 것임은 분명합니다.

비행시간 8시간 정도의 그리 길지 않은 비행이라.. 약 3시간 40분? 정도 자다가 깼습니다. 비행기는 싱가포르로 접근 중이었고, 쌀국수 혹은 기억나지 않은 양식의 두 번째 식사가 제공되지만 일부러 '더 프라이빗 룸'에서 랍스터 요리를 즐기기 위해 오렌지 주스만 한 잔 시켰습니다.


(사실.. 이 결정이 옳은 결정이었습니다. 싱가포르의 더 프라이빗 룸에서 맛본 랍스터 요리는, 지금까지 맛본 랍스터중 가장 맛있는, 아니 지금까지 공항 및 비행기에서 맛본 요리 중 중 가장 맛있는 요리 중 하나 였습니다. 아직도 그 맛을 잊지를 못하겠네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 착륙 후 스얼특도 77W 옆에 주기합니다.


<다음날 SIN-PVG 구간에서 탄 A380 일등석 - 후기 커밍쑨!>


싱가포르항공 777-300ER 일등석. 개별적인 순위는 차이가 있겠지만 싱가포르항공이 매년 세계 일등석 순위에서 항상 15위 안에 듦은 대부분 이견이 없으실 겁니다.  캐비어, 맛있는 식사, 프라이빗하면서도 편안한 좌석 그리고 너무나도 편안한 침대까지. 하늘에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 중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다만... 승무원분들의 서비스 중 막 아주 독특하거나 감동적인 면은 딱히 찾아 볼수 없었고 (그냥 '친절하다' 랄까요?), 에어프랑스 일등석과 좌석 수는 같음에도 불구하고, 기포가 살아 있기 위해서 샴페인을 계속 리필해 준다던지, 아니면 이 요리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지는 않으시는 등 그냥 일등석 기준 '평균적' 이었습니다 (주의: 일등석 기준 '평균적' 은 매우 좋다는 겁니다) 물론 이게 평균적이라 에어프랑스 등이 좀 특별한 케이스긴 하지만요.

 어쨋든, 캐비어 자개스푼을 안준다는 점, 그냥 그랬던 샐러드 등 살짝 미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크룩 & 돔페리뇽을 같이 준다는 점은 전설이 아니라 그냥 레전드였고

다음에도 기회만 있다면, 싱가포르 항공 일등석을 꼭 타고 말겁니다.


여행은 정말 그 나름대로의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힘들고 우울할 때에도 비행기표를 끊고, 좌석을 지정하며 여행지를 알아보는 것 만으로도 그 자체가 즐겁게 해 주니까요. 갔다 온 다음에도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납니다. 다음주에 미국 대륙을 협동체 풀플랫으로만 횡단하기 여행을 잠깐 떠나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기다려라, Flagship First Di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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