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 아우라지
정선아리랑열차 (A-Train) #4855
정선아리랑열차 (A-Train)
특실 (First Class)*
운행시간 4시간 6분
1호차 (하늘실) 좌석 03D
*정선아리랑열차의 경우 특실 전용 새마을로 취급되어, 일반 좌석을 특실로 판매함.
10월, 이른 아침 청량리역. KTX 산천과 ITX 청춘 사이에 보이는 특별한 열차가 있습니다. 그것은..
08시 34분에 청량리역을 출발하여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역에 도착하는 정선아리랑열차 (A-Train) #4855 열차입니다. 중간 정차역은 원주, 제천, 영월, 예미, 민둥산, 별어곡, 나전, 정선 및 선평이며 약 4시간 6분의 여정 끝에 아우라지역에 종착합니다.
그러나 이 열차의 가장 특별한 점은! 대한민국 철도 노선 중 가장 오지에 있는 노선이자 여객열차 통행량이 가장 적은 대표적인 로컬선, 정선선을 운행하는 유일한 여객열차이기 때문입니다. 관광열차임에도 불구하고 레일바이크가 운행하는 구절리역을 제외한 별어곡, 나전 및 선평역에 정차하여 여객수요가 거의 없는 간이역들에 정차함으로서 정선선을 살린 고마운 열차라고 볼 수 있죠. 그래도 관광수요는 조금 있는 모양인지, 영업을 중지한 진해선과 달리 정선선에는 꾸준히 이 열차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 정선아리랑열차 전용 기관차인 7610호가 걸렸습니다. 지난번에 동화역에서 이 열차를 봤을땐 알바차가 왔거든요 ㅋㅋ
A-Train
일본에서 만든 동명의 게임도 있죠.
확실히 전용 기관차가 편성되니 훨씬 탈 맛이 납니다.
이제 슬슬 차내에 들어가 봅니다.
이 열차가 해랑에서 쓰던 객차를 개조하여 만든 열차라 이렇게 넓은 창문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리미트 객차를 해랑이 빼다 쓰다가, 그 객차를 가져온거죠 ㅎㅎ
행선판
1호차 하늘실 내부로 들어왔습니다.
ITX-새마을형 좌석이 설치되어 있으며, 동일한 좌석은 리미트 새마을호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무궁화호 좌석과 매우 비슷한 좌석이지만, 그나마 무궁화호보다 나은 점이라면 좌석 사이에 팔걸이가 설치되어 있고, 개별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는 점이랄까요?
열차는 08:22에 청량리역을 출발하고, 중앙선 구간을 질주합니다.
중간에 만난 동해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열차
덕소, 용문 및 양평역들을 차례로 통과하고 열차는 곧 개업할 서원주역을 통과합니다.
이 역이 개업하면 KTX-이음이 다님과 동시에 동화, 반곡 및 신림역이 폐역되죠 ㅠ
열차는 깔끔하게 포장된 동화역을 통과합니다.
여객취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의아하더군요 ㅋㅋ 이용객이 꽤 되서 그런걸까요?
동화역을 통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열차는 만종역을 통과합니다.
이 모습 역시 원주-제천 복선전철이 개통하면 볼 수 없는 모습이죠 ㅠ
복선전철이 개통하면 열차는 이 선로로 다니지 않고 서원주역에서 분기하여 무실동에 위치한 신 원주역으로 바로 갈 예정입니다.
원주 시내가 보이기 시작하며
열차는 첫 번째 정차역인 원주역에 도착합니다.
이 원주역 또한 복선전철 개통시 무실동 근처의 신 원주역 (일명 남원주역) 으로 이설될 예정입니다.
확실히 보면 승강장이 좀 낡기는 했어요 ㅋㅋ
원주역을 출발한 열차는 원주 혁신도시 인근을 지납니다.
그 말은..
열차는 반곡역을 통과한다는 말이죠!
드라마 '곰스크로 가는 기차' 에서 몬트하임역으로 나온 역이자, 여객취급이 중단되었다가 혁신도시 수요 덕분에 여객취급이 부활할 역. 그리고 곧 폐역될 역.
예전에 여기서 정동진행 열차를 타본 기억이 있어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ㅠ
반곡역을 출발한 열차는 치악산을 따라 올라가고
그 유명한 '또아리굴' 혹은 '루프 터널' 을 지납니다.
아래에 보이는 선로가 방금 전 지난 선로로, 산을 동그랗게 감으며 지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나, 이 구간 역시 곧 폐선될 예정입니다.
또아리굴을 지난 열차는 창교신호장을 지나 신림역을 통과합니다.
신림역 역시 현 여객취급 역으로 곧 폐역될 예정입니다 ㅠ
신림역을 통과한 열차는 연교신호장에 이어 구학역을 통과합니다.
이 역은 일찍이 2004년에 여객취급이 중단되었지만 곧 중앙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아예 폐역될 예정입니다.
봉양역 통과
이 역은 오히려 중앙선 복선전철이 개통하면 여객취급을 재개하죠? ㅋㅋ
열차는 두 번째 정차역인 제천역에 정차합니다.
KTX 운행을 준비하며 새단장을 한 제천역. 곧 고속열차가 개통하니 그때 다시 들를 수 있겠죠?
다음 정차역은 영월역
영월역은 이렇게 한옥 구조의 역사가 일품입니다.
여기서 많은 관광객분들이 내리더군요!
석항역에서 무궁화호와 교행합니다.
석항역은 현재 여객취급은 중지되었지만 역에 새마을호 객차를 이용한 펜션이 영업 중입니다.
예미역 정차 중
확실히 원주까지는 무정차로 꽂아 주다가 목적지 근처에 오니 정차역이 늘어나는 느낌입니다.
단풍이 아주 이쁘게 들었습니다 ㅠ
올해는 그래도 가을에 한국에 있어서 단풍도 보고 넘 좋네요 ㅎㅎ
열차는 정선선 진입 전 마지막 역인 민둥산역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진짜 거의 다 내리시더군요~
민둥산역
A-Train 테마의 고객대기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확실히 관광열차 정차를 위해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 나네요 ㅎㅎ
2호차 내에는 매점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2017년에 이 열차를 탔을땐 여기서 핫바를 사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COVID-19의 영향인지 지금은 아무도 없네요 ㅠ
1호차 하늘실의 모습.
원래 객실 뒷편에는 후부 전망을 잘 볼 수 있게 통유리? 로 되어 있었으나
오늘은 발전차가 뒤에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지 못합니다 ㅠ
민둥산역에서 약 5분을 정차한 열차는 본격적으로 정선선으로 진입합니다.
첫 번째 정차역은 별어곡역.
굉장히 좁은 승강장으로 유명하죠 ㅎㅎ
마침 낙엽이 많이 떨어져 있어 시골 간이역의 느낌을 더 증폭시켜 주었습니다 ㅎㅎ
저기 역사도 보이네요!
이 역에서는 세 분이나 (!!) 내리셨습니다.
승무원분께서 '이 역에서 누가 타거나 내리는걸 거의 한번도 못봤는데' 하시며 놀라워 하시더라고요 ㅋㅋ
졸졸 시냇물도 건너고
정선선 상의 두 번째 정차역인 선평역에 도착합니다.
2017년 방문할 때만 하더라도 이 역에서 10분? 정도 정차하며, 저 가판대에서 인근 주민분들께서 메밀전병이랑 막걸리를 팔았는데, 이제는 아무도 없네요 ㅠㅠ
선평역
승무원분에 의하면 사람들이 많이 안사는것 같으니 주민분들이 안나오게 되었고, 이에 따라 선평역 정차시간도 다른 간이역들과 비슷하게 1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선평역 출발
약 10분동안 달리던 열차는 정선선 상의 유일한 보통역이자 유일하게 역무원이 근무하는 정선역에 도착합니다.
내리고 타는 분이 꽤나 많았습니다.
사실 여기서 정선 시티투어버스가 출발해서 레일바이크를 탈 것이 아니면 굳이 아우라지까지 갈 필요도 없을듯 합니다.
정선역부터 아우라지역까지는 여객열차가 다니는 구간 중 통표폐색을 이용하는 유일한 구간입니다. 물론 열차 내에 있었기 때문에 통표를 받는 모습은 못봤습니다 ㅠ
정선역을 출발한 열차는 도로변을 끼고 달리다
종착역인 아우라지역 전의 마지막 역인 나전역에 도착합니다.
여기는 플랫폼이 아주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더군요 ㅋㅋ
예전에 사용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로변환기도 있었습니다.
역시 아무도 타고 내리지 않았네요..
열차는 웅장한 강원도 산골짜기를 지난 후
마지막 역인 아우라지역에 도착합니다.
아우라지역 역명판
이 역에서 모든 승객이 내리고, 통표에 있는 열쇠를 이용해 선로변환장치를 해제한 후 기관차 방향을 전환합니다.
가을의 아우라지역
레일바이크를 타고 온 후 아우라지역에 다시 왔습니다.
역시 정선아리랑열차만, 딱 1번 운행하는 역이라 아직 아무도 없습니다 ㅋㅋ
역 옆에는 여름치의 유혹 카페가 있고, (이것도 객차를 개조해서 만든 카페라고 하네요!)
아름다운 단풍나무와 함께 아우라지역을 찍어봤습니다.
아무리 로컬선이라도, 진해선처럼 여객취급을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여객열차가 다니니 그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17시 22분에 아우라지역을 출발하여 청량리역까지 가는 정선아리랑 #4858열차.
아까 전 그 열차에 기관차만 바꿔 끼웠습니다 ㅋㅋ
원래 낮 시간대에 아우라지역과 민둥산역 사이만을 오가는 #4856, #4857열차도 있었으나 언제인지 슬그머니 없어졌습니다. 사실상 정선군민들을 위한 열차였으나 별 수요가 없었던걸까요?
역시 산골자기라 해가 빨리 지나 봅니다.
대한민국에서 여객열차가 다니는 가장 로컬선스러운 로컬선 정선선
앞으로도 다시 방문해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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