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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리뷰 (Flight Review)/미국 항공사

[아메리칸항공] AA117 뉴욕JFK-로스앤젤레스 A321T Flagship First 일등석 탑승기

by TonleSap 2022. 1. 29.

뉴욕 JFK (JFK) -> 로스앤젤레스 (LAX)

AA 117

Airbus Industrie A321T

Flagship First (일등석)

비행시간 6시간 34분

좌석 05A

 

주로 미국 국내선에서의 일등석은, 사실상 비즈니스석과 같습니다. 전세계에서 비즈니스석이라고 부르는 좌석을 이름만 '퍼스트 클래스' 라고 해서 판매하는 구조이죠. 그래서 심심치 않게 'First' 클래스를 구매했는데 한국 우등고속 버스보다 못한 좌석에다가 스낵 몇개 주고 끝났다는 후기들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륙횡단 (Transcon) 노선에서의 일등석은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 젯블루 및 알래스카항공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미국의 대륙횡단 노선 (대륙횡단: 미국 동부에서 서부를 이어주는 직항편 노선을 말함) 에서는, 모든 항공사들이 자신들의 최고의 프로덕트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델타 및 유나이티드항공은 대륙횡단 노선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에게 라운지 액세스를 제공하고, 젯블루 항공은 다른 노선에는 있지도 않은 비즈니스석을 대륙횡단 노선에 넣고 있죠. (물론 일부 카리브해 및 런던 노선에도 들어가기도 합니다). 물론 알래스카 항공은 예외긴 합니다만, 어쨋든 이 미국 대륙횡단 노선에 많은 항공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이 대륙횡단 노선에, 진정한 '일등석' 을 넣고 있는 항공사는 아메리칸 항공이 유일합니다.

아메리칸항공이 이 대륙횡단 노선에 주로 투입하는 항공기는 조금 특별합니다. 보통 170~200석 정도가 들어가는 A321 항공기의 3분의 1은 일등석으로, 3분의 1은 비즈니스석으로,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일반석을 채워, 단 102석만 장착되어 있습니다. 협동체 항공기에 3-cabin 일등석이 들어가는것도 신기한데, 비행기의 3분의 2를 프리미엄 객실로 채우니 정말 신기한 구조라고 볼 수 있죠. 물론 협동체 항공기다 보니 스위트 도어가 있는 좌석이나 기내 샤워실은 없지만, 미국 내 국내선에서 최상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오후의 JFK 국제공항 8터미널.

오늘은 일등석에 탑승하기 때문에 8터미널 오른쪽에 작게 위치한 일등석 전용 체크인 공간,

Flagship First 체크인 공간으로 이동합니다.

사실 내부는 특별할건 없고, 그냥 일반 체크인 카운터가 몇 개 위치해 있는 공간입니다. 단, 절대로 줄을 설 일은 없죠.

원래 이 Flagship First 체크인을 이용하면 직원분께서 보안 검색줄의 맨 앞으로 에스코트 해주곤 했지만, 코로나 때문인지 이제는 안해주는 것 같더군요 ㅠ

보안 검색을 마치고, 특별한 라운지로 가기 위해 걸어가다 본 아메리칸항공의 역대 로고. 오른쪽에서 두 번째 보이는 AA로고가 그려진 777을 인천에서 본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벌써 9년이나 흘렀군요.

구 도색을 입혀놓은 (!!) 모형 항공기가 전시되어 있고,

라운지로 올라가 일등석 항공권을 보여 주니, 직원분께서 이 특별한 식사 공간으로 에스코트해 주셨습니다.

바로 AA의 플래그쉽 퍼스트 다이닝으로, 라운지 안에 있는 라운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교하자면 싱가포르 항공의 'The Private Room' 같은 구조로, 라운지를 입장한 후, 다시 그 안에 있는 조그만한 공간입니다. 

이 라운지는 아메리칸항공의 '진짜' 일등석 (Flagship First) 탑승객 및 일부 기타 항공사의 일등석 승객들만 입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 AA의 최고 등급인 컨시어지키 회원들에게도 1년에 이용권이 몇 장 지급된다고 합니다.

Flagship First Dining에 입장하자, 여러 다이닝 테이블이 보이고,

여러가지 술이 가득한 바도 한 개 보였습니다.

오늘의 제 자리!

앉자마자 웨이터 분께서 오셔서 탄산수를 마실지 일반 물을 마실지 여쭤 보시고, 바로 식기류를 세팅해 주십니다.

식사 및 음료 메뉴

우선 칵테일로 Watermelon Haifa를 받았습니다.

수박 베이스 칵테일로 시원하고 달콤해서 넘 맛있었습니다 ㅋㅋ

여담으로 저 수박 겉에 무슨 매콤한 가루(?) 같은것이 잔뜩 발라져 있어 한 입 베어무니 단짠단짠의 조화가 가득했던..

애피타이저로는 간장 캐비어를 곁들인 참치 요리를 받았습니다.

참치는 당연히 아까미였지만 뭐 나름대로 고소했고, 이 '간장 캐비어' 가 도대체 뭔가 해서 먹어봤더니 간장을 굳힌 다음 캐비어 모양으로 만든 것이더군요 ㅡㅡ

뭐 어쨋든 상당히 괜찮은 요리였습니다.

메인 코스: 롱 아일랜드산 오리구이

비쥬얼만 봐도 너무 맛있는 오리구이지만,

한입 베어무는 순간 헉하고 감동의 물결이 몰아쳤습니다.

JFK 공항이 위치한 롱 아일랜드에서 기른 오리라 그런건지는 몰라도, 육즙이 이렇게 팡팡 터지며 기름과 살코기의 조화가 완벽한, 완벽한 겉바속촉의 오리고기는 맛본 적이 었었거든요. 솔직히 이 요리가 이번 여행 (+비행) 에서 가장 맛있었던 요리였습니다.

식사 후 디저트 메뉴

디저트로 로랑 페리에 그랑 시에클 샴페인과 바닐라 로스티드 파인애플 스폰지 케익을 맛 보았습니다.

크게 기억에 남지는 않았던 맛이었던것 같습니다.

딱 반잔 달라고 해서 마셨던 로랑페리에 그랑 시에클 샴페인

원래는 크룩을 줬다고 하는데 어느새 로랑 페리에로 바뀌었네요 ㅠㅠ

이 샴페인은 루프트한자, 스위스 국제항공영국항공 일등석에서도 서빙되는 샴페인입니다.

라운지에서 배부르게 먹고 조금 쉬다가 이제 비행기를 타러 게이트로 이동합니다.

오늘 로스앤젤레스까지 데려다 줄 A321T 항공기. 사실 A321T는 AA에서 자체적으로 붙인 이름이고 A321-231SL 기종이 더 맞는 표현일듯 합니다.

LA행

보딩이 시작되고 1등으로 기내로 들어가 봅니다.

아메리칸항공의 대륙횡단용 A321T 항공기에는 10석의 일등석, 20석의 비즈니스석, 36석의 엑스트라 레그룸 일반석 및 36석의 일반석이 설치되어 있고, 일등석의 경우 1줄에 2석, 비즈니스석의 경우 1줄에 4석, 일반석의 경우 1줄에 6석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오늘 제 자리인 05A.

좌석 자체만 놓고 보자면 국제선 비즈니스석 좌석과 거의 같지만, 국내선을 다니는 협동체 항공기에서 전좌석 통로 접근 (Direct Aisle Access) 가 가능한 좌석이기에 신기하긴 합니다 ㅎㅎ

좌석 폭은 약 21인치

잠깐 비즈니스석 섹션도 지나가 봅니다.

2-2 배열의 비즈니스석이 20석 설치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메뉴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두고 있는 Shinola라는 회사에서 만든 어매니티킷

좌석에는 Casper사의 침구류, 담요 및 베개 2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일등석이라고 베개를 2개나 주네요 ㅋㅋ

기종인증

모니터는 접었다 펼 수 있는 구조로 이 착륙시에는 접어야 합니다.

자리에 앉아 있자 오늘의 담당 승무원분께서 오셔서 본인을 소개하시며 웰컴 드링크를 제공해 주셨습니다.

"Mr Choi, would you like to have something to drink?"

이때 딱 알아 챘습니다. 오늘 비행에서는 매우 우수한 서비스를 받을 것이라는 것을요. 미국 항공사에서는 승객을 이름(성)으로 (Mr. Choi) 부르는 일이 매우 드문 편인데, 웰컴 드링크를 받을 때부터 이름으로 불러주다니 확실히 승객을 케어하시는데 노력을 많이 쏟은 티가 났습니다.

원래 같았으면 샴페인을 골랐겠지만 라운지에서 많이 마시고 온 관계로 물을 골랐습니다.

스크린

일등석 승객들에게는 꽤나 퀄리티가 좋은 Bang & Olufsen 헤드셋이 제공됩니다.

이륙을 위해 조명이 어두워지고

푸쉬백

엔진을 시작함과 동시에 안전 비디오가 상영됩니다.

카타르 77W

오늘 볼 영화

택싱 후 AA117편은 JFK 국제공항의 활주로 33L 를 이륙합니다.

야간 비행편이라 그런지 일몰은 못봤네요 ㅠ

어쨋든 아름다운 야경이 반겨주고 있습니다.

이륙 후 따뜻한 물수건이 제공되고

식전주 및 음료가 나왔습니다.

음료로는 샴페인 및 오렌지 주스를 받았고,

모둠 견과류 및 올리브를 받았습니다.

비즈니스석과의 차이점이라면 일등석에는 제가 좋아하는 올리브(!!) 가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견과류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 입장으로썬 이 올리브가 참 좋더군요.

본격적인 식사 서비스가 시작되며 식탁보가 깔리고

애피타이저로 또 참치 요리를 받았습니다.

이번 참치는 약간 익혀서 나온 참치더군요

간장 찍어 먹으니 괜찮았던 참치 요리

사실 Flagship First Dining에서 이미 참치를 먹었기에 다른 애피타이저를 맛보려고 했으나 승무원 분께서 확인해 보시더니 실리지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ㅠㅠ

저는 뭐 참치 다시 먹어도 괜찮은데 승무원 분께서 너무 사과를 하셔서 제가 오히려 죄송스러울 따름이었습니다 ㅋㅋ

다음 코스는 컬리플라워를 곁들인 고구마 수프입니다.

수프는 일등석에서만 나오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고구마의 적당한 달콤함과 컬리플라워의 조화는 완벽했으며, 메인 코스를 먹기 전 속을 따뜻하게 뎁혀 주었습니다.

다음 코스: 계절 과일 샐러드

싱싱한 야채가 가득한 샐러드였습니다.

저 바나나 같이 생긴게 뭔가 하고 봤더니, 종려나무 순(?) 이더군요. 제 입맛에는 썩 아니었습니다 ㅠㅠ

파인애플도 너무 시긴 했네요.

메인 코스로는 란체로 새우 구이 및 밥 요리를 골랐습니다.

상당히 괜찮았던 메인 코스. 물론 아까전에 맛 보았던 오리구이보단 못했지만, 새우가 약간 덜 싱싱했다는 점만 빼면 괜찮았던 요리입니다.

디저트로는 매우매우 그리워했던 아이스크림 선데를 받았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토핑을 기호에 맞게 올려 먹을 수 있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으로, 거의 미국 항공사에서만 제공되는 디저트 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중단된 서비스이기도 해서, 얼마 전 이게 다시 나온다는 말을 듣고 바로 비행기표를 예약했을 정도로, 많이 그리웠던 아이스크림 선데.

아이스크림이 약간 덜 녹았다면 좋았겠지만 비행기에서 이걸 맛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기뻤습니다.

일등석 캐빈

밥 두 끼를 배부르게 먹었겠다, 이제 잘 시간입니다.

아메리칸항공은 국제선 일등석 (B777-300ER 투입 기종) 에만 턴 다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오늘 비행에는 매트리스 패드는 없었지만, 그래도 캐스퍼 침구류가 포근했기 때문에 자는데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사실 자리도 광동체 비즈니스석이랑 똑같고 해서 별 감흥은 없지만, 이게 협동체 (A321) 이란 점을 고려하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잘려고 하는데 승무원분께서 사진을 찍어주신다 해서 찍힌 사진

비행기는 이 만큼 왔습니다.

약 3시간정도 잤을까, 깨어 보니 거의 다 왔습니다.

깨어 아까 보다 만 영화를 다시 보기 시작합니다.

착륙 전 간식으로는 우유 및 초콜릿 칩 쿠키가 나왔습니다.

이 초콜릿 칩 쿠키가 살짝 오븐에 데워져서 나와서 우유랑 먹기 딱 좋았습니다. 

착륙 전 마지막으로 따뜻한 물수건 서비스가 제공되고 일등석 담당 승무원분께서 아메리칸항공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감사 인사 및 작별 인사를 하고 가셨습니다.

비행기는 슬슬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접근하고

착륙을 위한 객실 준비 안내방송이 송출됩니다.

이 A321T 항공기가 신기한 것이 이/착륙시 일등석은 암레스트를 내려야 되고

비즈니스석은 암레스트를 올려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착륙 전 민트 사탕을 받았습니다.

LAX 접근

착륙 후 게이트에서 촬영한 항공기

이후 시내로 이동하여 멋진 뷰가 있는 에어비앤비에서 머물고

산타 모니카 해변도 다녀 왔습니다.

 

아메리칸항공 A321T의 Flagship First 일등석은, 미국 국내선 중, 그리고 대륙횡단을 할 때 최고의 프로덕트임이 분명합니다. 물론 좌석 자체는 국제선 사양의 일등석에 바할 바가 못 되지만, 비행 전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 (Flagship First Check-in 및 Flagship First Dining), 전좌석 통로 접근이 가능한 좌석, 그리고 (미국 국내선에서) 가장 뛰어난 식사 서비스까지. 심지어 친절한 승무원까지 만나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이번 비행이 그랬습니다. 승무원분께서 정말 한 번도 빠짐 없이 (심지어 착륙 후 하기할때까지) 모든 승객을 이름으로 불러 주셨고, 음료 리필도 잔이 빌 때마다 이루어졌으며, 착륙 전 진심을 담은 감사 인사 및 작별 인사를 해 주셨습니다. 미국 항공사라 애초부터 기대를 하지 않고 탔는데,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도 승무원마다 달라서, 복편 비행에서는 매우 불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ㅡㅡ

 

아메리칸항공의 플래그쉽 퍼스트와 대적할 수 있는 상대는 (미국 국내선에서는) 아마 젯블루 민트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이건 애초부터 비즈니스석 프로덕트이기도 하고, 지상 경험 (라운지 등) 이 거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AA의 플래그쉽 퍼스트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평균적인 승무원 서비스는 젯블루가 낫기는 합니다). 아래처럼 젯블루 민트 스튜디오를 타지 않는 이상은요.

작년 9월에 탑승할 수 있었던 젯블루 민트 스튜디오. 미국 국내선에서 가장 큰 스위트 면적을 제공합니다. 후기를 쓸 시간이 없어서 언젠가(?)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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